인터넷에는 두 용어가 나란히 돌아다닙니다. 어떤 글은 둘이 다른 것이라 하고, 어떤 글은 같은 것이라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는 현재의 진단명이고 다른 하나는 40년 전 편람에 있던 이름입니다. 이 글은 그 변천을 따라가며 “조용한 유형”이라는 표현이 어디서 왔는지까지 정리합니다.
1980년에 등장한 이름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편람 제3판이 1980년에 나오면서 주의력결핍장애라는 진단명이 처음 도입됐습니다. 그전까지는 과잉행동을 중심으로 기술되던 것을, 주의력 문제를 앞에 두는 방향으로 바꾼 것입니다.
이 판에서는 두 가지 하위 유형을 두었습니다. 과잉행동이 함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입니다. 주의력 문제가 과잉행동과 별개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점이 반영된 구분이었습니다.
7년 만에 사라진 구분
1987년 개정판에서 상황이 바뀝니다. 진단명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바뀌었고, 증상들을 하나의 목록으로 통합하면서 하위 유형 구분이 없어졌습니다. 과잉행동이 없는 유형이라는 명시적 범주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 결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94년 제4판에서 다시 세 가지 하위 유형이 도입됐고, 부주의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별도의 유형으로 돌아왔습니다. 현재 편람에서는 이를 하위 유형이 아니라 “발현 양상”으로 부릅니다. 시간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상태로 보기 때문입니다.
| 시기 | 진단명 | 유형 구분 |
|---|---|---|
| 1980년 제3판 | 주의력결핍장애 | 과잉행동 유무 두 가지 |
| 1987년 개정판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 구분 없음 |
| 1994년 제4판 | 동일 | 세 가지 하위 유형 |
| 현재 | 동일 | 세 가지 발현 양상 |
그런데 왜 옛 이름이 계속 쓰이는가
공식 명칭에서 사라진 지 오래인데도 이 표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짐작할 만합니다. 현재 진단명에는 과잉행동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데, 실제로는 그것이 두드러지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고 조용한데 머릿속은 계속 다른 데 가 있는 사람에게 “과잉행동장애”라는 이름은 맞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자신을 설명할 때 옛 용어를 가져다 쓰는 것입니다. 정확한 명명은 아니지만 필요를 반영한 사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용한 유형”이 가리키는 것
일상에서 이 표현이 쓰일 때 가리키는 것은 대체로 부주의가 우세한 발현 양상입니다. 겉으로 부산하지 않아 주변에서 알아차리기 어렵고, 본인도 “나는 그냥 게으른 것”이라고 여기며 오래 지냅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지적받을 일도 적습니다. 그래서 아동기에 발견되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야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아이에게서 이 양상이 더 자주 관찰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조용하다는 것이 덜 힘들다는 뜻은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과제를 시작하지 못하고 마감에 몰리는 어려움은 동일하게 겪습니다. 오히려 오래 발견되지 않아 자책이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의 표기
국내 의료 현장과 공식 문서에서는 현재 명칭에 해당하는 우리말 표기를 씁니다. 진단서나 의무기록에 옛 용어가 등장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일상 대화나 온라인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영문 약어가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고, 그중 일부는 이미 폐기된 용어입니다. 정보를 찾을 때 이 점을 알아 두면 자료의 출처와 시점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옛 용어를 진단명처럼 다루는 글은 대체로 오래된 자료를 참고했거나 원문을 확인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용어를 정리하면
공식적인 진단명은 하나입니다. 그 안에 세 가지 발현 양상이 있고, 흔히 말하는 조용한 유형은 그중 부주의 우세 양상에 해당합니다. 옛 용어를 쓴다고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진료실이나 서류에서는 현재 명칭과 양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또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람의 특성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편람의 개정은 같은 현상을 어떻게 묶어 부를지에 대한 합의가 달라진 기록에 가깝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세 개념의 경계 — 이 주제의 전체 지도입니다.
- 현재 기준이 규정하는 세 가지 유형 — 지금의 기준을 자세히 다룹니다.
- 기질과 장애를 가르는 기준 — 이름보다 중요한 판단 요건입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심리학적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자가평가 결과는 진단이 아니며,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가의 평가를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