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집중과 주의력 부족이 한 사람에게 공존하는 이유

주의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람이 게임이나 관심사에는 여섯 시간씩 빠져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이 모습을 근거로 “집중력이 없는 게 아니라 하기 싫은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이 글은 두 모습이 왜 한 사람에게 공존하는지를 설명합니다.

부족이 아니라 조절의 문제입니다

주의를 “많다·적다”의 양으로 보면 이 현상은 모순입니다. 그런데 주의를 필요한 곳에 붙였다가 필요할 때 떼는 조절 능력으로 보면 모순이 사라집니다.

조절이 약하면 두 방향 모두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붙이고 싶은 곳에 못 붙이는 것이 한쪽이고, 붙은 것을 떼지 못하는 것이 다른 쪽입니다. 지루한 서류에 못 붙는 것과 관심사에서 못 떨어지는 것은 같은 원인의 양면입니다.

참고로 이 몰입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는 진단 편람의 공식 증상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당사자 보고가 많고 임상에서도 널리 언급됩니다.

어떤 조건에서 붙는가

조건주의가 붙는가이유
강한 흥미매우 잘 붙음즉각적인 보상이 큼
즉시 반응이 오는 활동잘 붙음피드백 간격이 짧음
임박한 마감붙음긴박감이 각성을 올림
새로운 과제초반에 붙음신기함이 사라지면 떨어짐
지루하고 결과가 먼 일거의 안 붙음각성을 만들 요소가 없음

표를 보면 공통 변수가 드러납니다. 흥미, 즉각성, 긴박감, 새로움입니다.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있으면 붙고, 하나도 없으면 안 붙습니다. 의지가 아니라 조건이 결정합니다.

이 사실은 실용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해야 하는 일에 네 가지 중 하나를 인위적으로 붙이는 것입니다. 짧은 타이머로 긴박감을 만들거나, 진행 상황이 즉시 보이게 하거나, 장소를 바꿔 새로움을 더하는 식입니다.

몰입의 대가

깊이 빠지는 능력은 분명한 강점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해내고, 그 분야에서 남다른 수준에 이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입니다. 식사와 수면을 건너뛰고, 약속을 놓치고, 옆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합니다. 몰입에서 나온 뒤에 밀린 일과 관계의 문제가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해야 했던 일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또 하나, 몰입 대상이 생산적인 일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짧은 영상이나 게임처럼 즉각적인 보상이 큰 활동일수록 잘 붙습니다.

빠져나오는 장치를 미리 둡니다

몰입 중에는 스스로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므로 안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책은 들어가기 전에 마련해야 합니다.

알람 하나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리가 나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의식적으로 끄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자리를 바꿔야 하는 알람, 다른 사람과의 약속, 자동으로 종료되는 설정처럼 행동이 필요한 장치가 더 확실합니다.

반대 방향의 활용도 가능합니다. 중요한 일을 하는 시간에 의도적으로 몰입 조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원하는 대상에 몰입이 걸리도록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은 알아 두어야 합니다.

주변 사람이 겪는 일

몰입 중에는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거나, 반응하더라도 짜증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이나 동료 입장에서는 무시당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이 부분은 미리 합의해 두면 마찰이 줄어듭니다. 몰입 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신호를 정해 두거나, 중요한 이야기는 특정 시간대에 하기로 정하는 식입니다. 상황을 설명하는 것과 양해를 구하는 것은 다르며, 후자가 있어야 관계가 유지됩니다.

강점으로만 포장하지 않기

이 특성을 재능으로만 소개하는 글이 많습니다. 실제로 강점인 면이 있지만, 그 서술이 지나치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다른 부담이 됩니다. “몰입만 잘 쓰면 되는데 그것도 못 한다”는 자책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조절되지 않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조절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강점이 되고, 그렇지 못한 동안에는 비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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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심리학적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자가평가 결과는 진단이 아니며,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가의 평가를 받으십시오.